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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생필품 사러 들어간 다이소에서 두 손 가득 인덱스와 형광 테이프를 고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을 때, 당황스럽기도 했고 묘하게 설레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면 다이소 문구 코너는 독서를 즐기는 분들에게 꽤 쓸 만한 아이템들이 숨어 있는 공간입니다. 육아로 지친 일상에서 독서 습관을 지키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께, 제가 직접 써보고 골라낸 다이소 독서템들을 공유합니다.

다이소 독서 용품, 실제로 써보니 이랬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클립형 독서대였습니다. 다이소몰 평점 4.8점을 받을 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클립형 독서대란 책 양쪽 면을 집게 형태로 고정해 펼쳐진 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도구입니다.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양옆에서 책을 단단히 잡아줘서, 밥 먹으면서 책을 보거나 두 손을 자유롭게 쓰고 싶을 때 정말 유용했습니다. 3,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기능 면에서 충분히 납득이 가는 아이템입니다.

반면 2,000원짜리 휴대용 독서대는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작고 가벼운 건 맞는데, 두꺼운 책을 올리면 금방 밀려버렸습니다. 독서대(book stand)란 책을 세워서 읽을 수 있도록 받쳐주는 거치대를 말하는데, 이 제품은 거치 안정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입문용으로도 클립형을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형광 테이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캡식 형광 테이프란 뚜껑이 있는 롤 타입의 수정 테이프처럼 생긴 형광 마킹 도구입니다. 일반 형광펜과 달리 번짐이 없고 뒷장에 비쳐 나오지 않아서, 저처럼 책에 줄 긋는 걸 좋아하는데 번짐 때문에 스트레스받았던 분들께는 정말 반가운 물건이었습니다. 비비드한 원색 계열 외에 톤다운된 연한 색상도 있어서 취향대로 고를 수 있고, 1,000원에 2개 들어 있는 FW색 형광 테이프는 이번에 써본 아이템 중 단연 베스트였습니다.

점착 메모지도 실용성 면에서 빠뜨릴 수 없습니다. 점착 메모지(sticky note)란 접착제가 한쪽 면에 붙어 있어 어디든 붙였다 뗄 수 있는 메모용 종이입니다. 책 여백에 붙여 생각을 적어두고, 나중에 떼어내도 자국이 남지 않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볼펜 종류에 따라 번짐이 생길 수 있으니, 유성 볼펜보다는 0.5mm 이하의 중성 볼펜을 사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아이가 잠든 늦은 밤에 클립형 독서대에 책을 걸어두고 캡식 형광 테이프로 줄을 치다 보면, 몇 달째 책상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책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구가 습관을 만들어준다는 게 꼭 허언만은 아니더군요.

다이소 독서 용품 중 특히 챙겨볼 아이템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빈티지 무드 클립형 독서대 (3,000원): 각도 조절 가능, 다이소몰 평점 4.8점
  • FW색 캡식 형광 테이프 (1,000원/2개): 번짐 없음, 비비드·톤다운 색상 선택 가능
  • 빈티지 무드 북스토퍼 (1,000원): 스펀지 내장으로 책 손상 방지
  • 컬러풀 롱 인덱스 & 필름 인덱스: 두께와 색상 모두 만족
  • 점착 메모지: 자국 없이 탈부착 가능, 다양한 사이즈

육아 중 독서 습관, 장비보다 먼저 필요한 것

국내 성인 독서율은 2023년 기준 43%로, 10명 중 6명 가까이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문화체육관광부). 특히 영유아 자녀를 둔 30~40대 부모 세대에서 독서 시간이 가장 짧게 나타나는데, 이는 육아와 가사 부담이 집중되는 시기와 맞물립니다. 저도 그 통계 안에 있는 사람이라는 걸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다이소에서 예쁜 독서템을 한 아름 사 들고 집에 돌아오면, 어느새 아이가 형광 테이프를 장난감 삼아 갖고 놀고 북스토퍼는 소파 밑으로 굴러들어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압니다. 장비를 갖추는 것과 습관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이번엔 다르겠지'라는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는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독서를 위한 물리적 환경, 즉 독서 환경 설계(reading environment design)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독서 환경 설계란 책을 읽기 쉬운 상태로 주변 조건을 미리 갖춰두는 것을 말합니다. 책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고, 독서대와 메모 도구를 미리 꺼내두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책을 펼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그렇다면 다이소 독서템은 이 환경 설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클립형 독서대를 책상 위에 항상 꺼내두는 것만으로도 독서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북스토퍼(book stopper)란 책의 특정 페이지에 끼워 넘어가지 않도록 고정하는 도구인데, 스펀지가 내장되어 있어 책 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단단히 고정됩니다. 1,000원짜리 제품이라고 얕봤다가 꽤 오래 쓰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솔직히 평범하지만, 기능 하나만큼은 확실합니다.

북엔드(bookend)란 책이 옆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양옆에서 잡아주는 받침대를 말합니다. 다이소에서 1,000원과 2,000원 두 종류가 있는데, 출판사에서도 널리 쓰이는 기본 도구입니다. 책장 정리뿐 아니라 메모지를 붙이거나 주방 공간을 구획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어서, 집 곳곳에 두면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습니다.

결국 독서 습관은 몇만 원짜리 고급 독서대가 만들어주는 게 아닙니다.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책과 도구를 두고, 아이가 잠든 10분이라도 책을 펼치는 반복이 쌓이는 것. 다이소 독서템은 그 작은 반복을 시작하게 해주는 가장 저렴하고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완벽한 독서 환경을 갖추려다 아무것도 시작 못하는 것보다, 1,000원짜리 북스토퍼 하나 꺼내두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제가 직접 써보고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클립형 독서대, FW색 형광 테이프, 북스토퍼, 이 세 가지만 장바구니에 담아도 오늘 밤 책 한 페이지를 펼칠 이유로는 충분합니다. 거창한 다짐보다, 작은 도구 하나가 먼저입니다.


참고: https://youtu.be/oXbt-Ks-ONE?si=JBaZai7pTrI8_2C4